2025년의 첫번째 기록
- Jun 15, 2025
- 7 min read

안녕하세요 동역자 여러분! 암스테르담에서 오랜만에 기도편지로 안부를 전합니다. 사역의 바쁨을 핑계로 소식을 자주 전하지 못한 점,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소식지를 통해 그간의 사역 소식들과 앞으로의 사역의 변화들에 대해 더 자세히 나누려 합니다. 오랜만의 글이다보니 평소보다 내용이 길 수 있는데, 여유로운 시간에 편안하게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
중동을 향한 부르심 앞에 – DTS를 마무리하며
2025년 1월, 또 새로운 중동을 향한 제자훈련학교(DTS)가 시작되었습니다. 총 20명의 청년들과 6명의 간사가 함께 하나님을 깊이 알아가고 예수님의 삶을 따라 살아가기를 소망하며 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번 DTS는 요한복음 15장 4절, “내 안에 거하라”는 말씀을 주제 말씀으로 붙들고, 그분 안에 머무는 삶이 무엇인지 더 깊이 묵상하며 주님과의 친밀함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11주간의 강의기간을 암스테르담에서 마치고 학생들은 3월 말 ㅇㄹㅋ, ㅇㅈㅌ, ㅇㄹㄷ (보안을 위해 초성으로 표기합니다)로 11주간의 선교여정을 위해 파송되었는데요. 이제 내일이면 선교여정을 마치고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옵니다. 남은 한 주는 디브리핑의 시간으로 보내며, 하나님께서 이들의 삶 가운데 행하신 일들과 열방 가운데 이루신 일들을 함께 나누고 감사하고 찬양하려 합니다. 이 시간이 단순한 정리의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깊은 예배의 시간이 되도록 함께 기도해주세요.

이번 DTS 중 저는 ㅇㄹㄷ 지역으로 짧은 사역 방문을 다녀왔습니다. 학생 면담 중 한 학생이 조심스레 마음을 나눴습니다. 이곳에 와서 아직 한 번도 무슬림을 위해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해보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자신에게 큰 낙심으로 다가온다는 고백이었습니다. 암스테르담에서는 마음껏 할 수 있었던 기도와 찬양이, 이곳 중동 땅에서는 너무 조심스럽고 제한되는 현실 속에서 많은 선교사님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그 친구도 그대로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를 위로하며, 예수님은 우리보다 훨씬 더 이 땅의 영혼들을 만나고 싶어하시는 분이시고, 그렇기에 분명히 우리를 통해 만나고 위로하고자 하시는 사람들을 우리가 있는 그 자리로 보내주실 것이라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탄 택시에서, 저는 조수석에 앉아 기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어느새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고, 저는 가벼운 마음으로 “ㅇㄹㄷ에서의 삶은 어떠세요?”라고 여쭤보았습니다. 그런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 그분은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을 조심스럽게 꺼내기 시작하셨습니다.
팔레스타인 출신이라고 하셨고, 10년 만에 얻은 귀한 아들이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어 수술을 받기 위해 이곳에 오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아이는 아직 만 네 살. 첫 번째 수술은 잘 끝났지만, 두 번째 수술은 아이가 좀 더 자라야만 가능해서 그 때까지 필요한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하시며 기다리는 중이셨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아이의 심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자주 나타나는 청색증으로 산소통 없이는 어려운 일상생활에 힘든 가정의 상황을 나눠주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저 역시 같은 나이의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위로의 말조차 쉽게 꺼낼 수 없었던 그 순간, 그분이 저를 바라보며 조용히 물으셨습니다.
“혹시 기독교인이신가요?” 제가 그렇다고 하자, 그분은 말했습니다. “저는 무슬림입니다. 그런데 혹시… 기도해주실 수 있나요?” 저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해도 괜찮은지 여쭈었고, 그분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습니다. “괜찮습니다. 저는 지금 정말 기도가 간절합니다.”
그 짧은 택시 안에서, 저희는 마음을 다해 그분과 그의 아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기도를 마친 후, 그분은 제게 조용히 고백했습니다. “당신이 기독교인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이상하게 당신에게 기도를 받아야 할 것 같았어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정말 하나님께서 이분을 위로하고 싶으셨구나, 내가 택시를 탄 그 시간과 그 택시를 만난 것조차도 주님의 손에 있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저 우리를 통해 일하시고자 하셨던 하나님의 마음이 너무 분명히 느껴졌습니다.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인구의 약 33%가 이슬람을 따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 약 40만 명의 선교사 중 이슬람권으로 나아가는 이는 13%도 되지 않습니다. 복음이 절실하게 필요한 땅, 그러나 가장 외면받고 있는 땅, 전쟁과 분열, 질병과 난민의 고통이 여전히 깊이 남아 있는 땅이 중동 땅입니다. 예수님께서 걸으셨고, 가르치셨고, 사랑하셨던 바로 그 땅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아직 미숙하고 연약한 청년일지라도, 그 땅으로 나아가는 자들을 사용하셔서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고, 그 땅을 회복하시기를 원하십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계속해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그 땅으로 나아가기를 원합니다.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과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도 중동 제자훈련학교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청년들을 훈련하고 파송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세요.
특별히 내년에는 새로운 리더를 세우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리더가 하나님의 마음을 깊이 품고 공동체를 건강하게 이끌 수 있도록, 그리고 성숙하고 신실한 간사팀이 함께 세워져 이 사역이 흔들림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중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로테르담 한인교회 사역의 시작

올해 1월부터 민혁은 로테르담 사랑의교회 청년부를 섬기게 되었습니다.
이 사역이 시작되기 직전, 참 놀라운 간증이 하나 있었는데요. 저희는 그동안 차 없이 생활해왔기 때문에 로테르담까지 정기적으로 오가는 일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10월쯤, 마음 가운데 사역의 확장을 위해 차량을 준비하라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믿음으로 차량을 찾기 시작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너무 좋은 조건의,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차량을 만나게 되었고 이 소식을 가까운 동역자 분들께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재정이 채워져 차량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 차량을 인도받기로 한 주에, 로테르담 사랑의교회 담임목사님께서 직접 연락을 주셔서 청년부를 맡아줄 수 있겠냐고 물으셨습니다. 만약 차량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면 암스테르담에서 차로 편도 한 시간이나 걸리는 사역지를 감당하기는 참 어려웠을 텐데요,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시고 먼저 예비해두셨던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정말 필요한 것을 가장 적절한 때에 공급해주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월부터 시작된 청년부 사역은 지금까지도 은혜 가운데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의 기초를 세우는 시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함께 성경을 통독하고 있습니다. 매일 말씀을 함께 읽고, 매달 특강을 통해 하나님의 성품, 음성 듣기, 예수님의 인성과 신성,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심 같은 주제를 다루며, 이후에는 소그룹으로 모여 질문과 고민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이 모임에 함께하고 있는 청년들은 저마다 배경이 참 다양합니다. 네덜란드에서 자란 한인 2세부터, 워킹홀리데이로 잠시 머무는 청년들, 유학 중인 지체들까지. 그 다양한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알고자 하는 갈망으로 모여 함께 예배하고, 말씀 앞에 서고 있습니다. 감사한 것은 청년들이 이 시간을 통해 말씀을 더욱 사랑하게 되고, 하나님을 알아가고자 깊이 고민하고, 믿음이 삶의 실제가 되어가는 과정을 함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청년들 덕분에 저희도 매주 기쁨으로, 설레는 마음으로 사역에 임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자신의 귀한 청년의 때에 하나님을 깊이 알아가고, 그분과 더욱 친밀한 관계로 나아가게 되도록 저희와 함께 기도해주세요.
앞으로의 여정

이번 DTS를 마지막으로, 소윤은 학교장으로서의 역할을 다음세대 리더에게 넘겨주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3년간 중동을 향한 DTS를 연속으로 섬기며 참 많은 은혜를 경험했지만, 동시에 호흡이 빠르고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사역이기에 가정으로서는 감당이 쉽지 않은 시간들이었습니다. 특히 작년 10월부터 다엘이가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자녀가 부모를 필요로 하는 시간과 영역이 더 커졌다는 것을 실제로 느끼게 되었고, 그러한 변화 앞에서 기도하며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멀지 않은 미래에 저희 가정이 또 한 번의 이동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을 주님께서 주셨고, 저희는 지금 그 가능성을 놓고 기도로 준비하는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이동에 관해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시면 감사히 나누겠습니다. 아직은 모든 것이 추상적인 단계이며 완전히 결정된 것은 없지만, 주님께서 준비하게 하시는 때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보안상의 이유로 이곳에서는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못하는 점 너그럽게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래서 이제는 전면에서 DTS를 인도하기보다는, 조금 더 뒤에서 청년들을 훈련하고 파송하는 역할로 사역의 방향을 조정하려고 합니다. 암스테르담 베이스 안에서 2개의 DTS를 인도하는 리더들을 제자화하고, 그들과 함께하는 간사팀을 멘토링하며 계속해서 사역을 지원해 나가려 합니다. 또한 DTS 외에도 베이스 안에서 진행되는 성경학교와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들이 더욱 건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리더들과 간사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잘 설 수 있도록 옆에서 동행하고자 합니다.
현장에서 직접 뛰던 자리에서 한 발 물러나는 일이 결코 가벼운 선택은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새로운 시즌 앞에서 저 역시 다시금 순종의 걸음을 내딛고자 합니다. 훈련이라는 이 사역이 형태는 달라져도 여전히 열방을 향해, 청년들을 향해 흘러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함께 기도해주시고 동역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민혁은 올 가을부터 암스테르담 중앙역 앞에 위치한 커피 사역 Priesthood에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저희에게도 조금 뜬금없이 느껴졌던 이 마음이, 기도 가운데 점점 마음이 분명해졌고 새로운 사역을 향한 기대감으로 바뀌어갔습니다.
작년 말, 민혁은 신학 과정을 마무리하면서 교회사와 시대의 흐름, 다양한 신학자들의 시각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해왔는지를 큰 틀에서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올해 DTS를 함께 인도하며 ‘복음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에 대해 더 깊은 고민과 도전을 받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마음에 남은 것은 ‘관계 전도’에 대한 부담이었습니다. 단지 정보를 전달하거나 설득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에 진심으로 다가가고 관계 안에서 신뢰를 쌓으며 예수님을 전하는 방식 말입니다. 이런 고민들 가운데, 베이스 도시 사역 중 하나인 Priesthood 사역이 마음에 들어왔고, 오는 9월부터 이 사역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커피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일상 속 대화 안에서 자연스럽게 예수님을 전하는 이 사역을 통해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더 깊이 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민혁은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있던 SBS(성경연구학교)를 온라인으로 시작할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신학을 통해 말씀의 큰 그림을 조망했다면, 이제는 성경 66권을 한 권 한 권 깊이 들여다보며 말씀을 연구하고 삶으로 살아내는 시간으로 이어가고자 합니다. 이 시간을 통해 말씀 안에서 더 깊어지고, 삶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민혁의 다음 시즌을 위해 함께 기도해주세요.
베이스 사역 외에도, 로테르담 한인교회 청년부 섬김과 더불어 필리핀 선원 제자훈련 사역 등 저희 앞에 새로운 사역의 길들이 하나둘 열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희는 매년 여름 필리핀을 방문해, 휴가차 귀국한 선원들과 함께 합숙하며 제자훈련을 해왔습니다. 미래의 선교 리더로 세워질 이들을 말씀으로 양육하는 시간은 늘 귀하고도 특별했는데요. 이제는 1년에 한 번 하고 있는 방문 사역 외에도 온라인을 통해서 제자훈련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다음 주 수요일부터 매주 한 번씩, 총 10주 동안 한 모듈로 진행되는 첫 강의를 시작합니다. 비록 스크린 너머에서 만나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깊이 알아가고자 모인 선원들과의 시간이 진리 안에서 견고히 세워지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다엘이의 근황도 뺄 수 없죠. 감사하게도 다엘이는 이곳에서 씩씩하고 밝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암스테르담의 공립학교에 다니며 이제는 네덜란드어도 곧잘 알아듣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며 지내고 있어요. 이곳은 만 4세부터 초등학교에 입학하기에 다엘이도 이제는 자기도 '학교 다닌다'며 애기 티를 조금씩 벗고, 제법 소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활동적인 성격에 호기심도 많은 다엘이는 요즘 부쩍 예수님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로테르담 사랑의교회 주일학교에서는 찬양 소리가 가장 큰 아이 중 하나라고 해요. 아무래도 찬양하는 아빠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합니다 :) 다엘이가 앞으로도 하나님 말씀 안에서 잘 자라고, 믿음의 뿌리를 튼튼히 내려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세요.
기도요청
늘 변함없이 함께해주시고, 삶과 사역의 걸음마다 마음 모아 중보해주시는 모든 동역자님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앞이 보이지 않아도 주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며 나아갈 때마다, 하나님은 늘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선한 길로 우리를 이끄셨습니다. 앞으로의 여정도, 저희의 작은 순종 가운데 주님께서 큰 일을 이루어가실 것을 기대하며 걸어가고자 합니다. 현재 감당하고 있는 사역들이 은혜롭게 마무리되고, 새롭게 시작되는 사역들도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잘 세워져 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함께 기도 부탁드리고 싶은 제목은, 정기 후원자와 관련된 부분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동역자님들의 기도와 후원 덕분에 사역을 감당해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분의 후원자분들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정기후원을 중단하게 되시면서, 저희에게는 작지 않은 변화가 찾아온 상황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이 사역을 이끄시고, 필요한 모든 것을 가장 좋은 때에 채우시는 분이심을 믿기에, 저희는 이 시간을 기도로 지나가고 있습니다.이 변화의 시기를 믿음으로 잘 걸어가고, 필요한 손길들이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 채워질 수 있도록 함께 기도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걸음에도 주님의 선하신 손길이 언제나 함께하시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